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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동춘당 시비의 싯귀 `生涯 三尺劍`은?

一雲 2011. 6. 6. 12:37

 

 

 

 

 

 

 

 

 

 

 

 

 

 

 

 

 

 

 

 

 

 

 

 

 

 

 

 

 

 

 

 

 

 

'취작 -醉酌'

 

'" 취하고 나니 천지가 넓고 ,

마음을 여니 만사가 그만일세....

...."

 

   한잔 마시고 취해서 대청에 누워 있는 호연재의 모습이 300년의 세월을 건너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호연재의 술 빚는 솜씨가 어떠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다만 호연재의 후손들이 빚어 만든 술 가운데 소나무순으로 만든 송순주가 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 제9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송순주의 양조비법을 전수받은 호연재의 10대 손부인 윤자덕 여사(68세)가 기능보유자로 선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남편에 관련된 한편의 시를 읽어 드리겠습니다.

 "부부의 은혜가 막중하지만 제가 이미 나를 깊이 저버렸으니, 나 또한 어찌 구구한 私情(사정)을 보전하여 옆 사람들의 비웃음과 남편의 경멸을 스스로 취하겠는가."

'남편이 나를 저버리더라도 구태여 매달리지 않겠다'는 호연재의 당당함으로 양성평등 의식까지 느껴집니다. 당시 가부장적인 남성중심사회에서 '나는 나다'라는 주체적 자아로 살려는 삶의 태도가 여실히 드러납니다.

   삶이란 석자의 시린 칼이요, 마음은 한 점 등불'이라는 시구의 의미가 무엇인지 느껴지십니까? 삶은 석자 칼 위에 얹힌 것처럼 위태롭고 고단했지만 그래도 자의식만은 등불처럼 높이 걸어두고 싶었던 그 녀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고단한 삶속에서도 등불 같은 마음을 키워나간 호연제의 글귀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한줄기 빛으로 자리를 잡습니다.

 

 

        

 

출처 : 기린산악회-소중한 사람들의 모임
글쓴이 : 一雲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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