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스크랩] `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찾았다. < 7 >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下山 - <끝>

一雲 2017. 7. 29. 21:55


이레 째

운행  :    산정 길만스포인트 (5,685m) - 키보산장(4,700m)

- 호롬보 산장 (3,720m)  표고차    약 -2,000미터


거리  : 약 16 km

시간 : 약 10시간 30 분(소생 페이스)


 


     이번에  다시 읽었던 

 소설  '킬리만자로의 눈'  끝부분이다.

주인공 해리(=헤밍웨이)는 죽음을 담담히

그러나 어떤 분노를 느끼며 맞고 있었다.

...........

  해리를 태운 구조 비향기는 친구 콤프턴이

조종, 도시의 병원을 향해 아프리카 하늘을

 날고 있다. 

분홍빛 구름같은 메뚜기 떼를 만나고 , 또

폭포가 쏟아지는 것 같은 폭풍우 속을 나른다 .


....그곳을 빠져나오자 콤프턴이

고개를 돌려 씽긋 웃었다.

그리고는 손가락으로 앞쪽을 가리켰다.

태양 빛을 받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하얗게 빛나는 , 세상 전부인 듯한

넓고 크고 높은  지대가 눈에 들어왔다.

사각형 모양을 한 킬리만자로 산정이었다.

그것을 본 순간,

자신이 가려던 곳이 바로 저곳이었음을 깨달았다.,,,,,

(하 창수님 역에서)  

   

높디 높은 정상에서 외로히

그러나 의연히 혼자 죽어간 

 '킬리만자로(Mt, Kilimanjaro)의 표범'은

바로 주인공 해리였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생 생각)

   

   




 내려가는 길 또한 만만치 않다.

     밤새 지그재그로 올라온  루트가  아니고

화산재 사면 지름코스로 ?....

사람이란 게 어두워 보이지 않아,

'알지 못 하면  두려움이 생기는 것이다.'

이 아침 환한 태양 빛으로 주위가 다 보이니

오를 때처럼 두려움 따위가 있을쏜가.

등산화 끈을  조일만큼 조여 발톱이

뭉그러지지 않도록 한다.

산은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 조심하라 했다.  


마웬지봉을 정면으로 보면서 조심조심 내려간다.

-사진 시간은 한국시간 현지 시간은 오전 8시 34-


 저 아래 키보산장이 까마득하게 조그만 점으로 보인다.

고산(高山)에서 고도 100m를 올리기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오죽하면 정상을 눈 앞에 두고도 포기 하겠는가?

그렇다고 하산으로 고도 100m 내려가는 것은 쉬웠던가?

아니다.

내리는 한 발의 무게가  천근 만근 이다





아무리 이골난 현지 가이드라 해도 그렇지!

길도 없는 바위와 모래바닥만 깔린 이 산을

그것도 칠흙같은 밤에 헤드랜턴 라이트 하나로

어떻게 

 긴 시간  방향을 잃지 않고 산정까지 갈 수 있는 것인지가

의심이 였는데,,

혹시

 저기 바위에 꽃힌 적색 표정이 방향 안내표식인가?

군데군데 방향을 바꿀 만한 곳에 꽃혀 있었다.


 행동식의 사탕봉지 등 플라스틱류는

철두철미  버리지 못하게 했다.

 그런데

눈에 확 띄는 저 빨갛고 조그만 플라스틱 표정만은,,






바위와 회산재 모래 뿐인 이곳을

그 어듬 속에서

두려움에 떨며 오르려 했다니 참!


키보산장에 내려와 잠깐 쉬려

내게 배당된 침상에 누우려니

고소증에 시달리고 있는 외국인이

누워있다.

( 한 시간 전에 비워줘야 하는 것인데)


한 참 후에 그 외국인 가이드가 와서 부축해나갔다.


 등정포기한 대원 네명이 일찍 내려갔던 

호롭보 산장까지 이제 8시간 가까이를 걸어가야 한다.




(위 사진은 하산후 연고를 바른 사진)


여기서 소생 녹초가 된다.

긴장이 풀어지니  ,,,

피로했던 몸 구석구석이 아우성이다.


-아프리카인들의 입술이 두툼한 이유를 알겠더라고,,-


(자외선 차단제 바르는 걸 깜박해 낮짝이

벌겋게 벗겨진 년전 경험이 있어 철두철미 대비했는데..)

 입술에는 바를 수가 없지 않은가?

해서

입술은 자외선 썬번(SUN BURN)으로 부어오르지,

화산재 흡입으로 생긴 지독한 기침은 계속 나오지


도저히 못 갈 것 같았다.

가이드 제랄드 왈:

'미스터 성!  유 디드 그레이트 잡!

 Cheer Up!'

 허고는

박자와 리듬이 깨진 '아리~랑'을 불러준다.









어찌어찌 한참을 내려오는데

뒤에서 달려온 외바퀴 구급수레가

잠시 멈춘다.


제랄드가 가까이 가서 얘기하더니

3일전 제브라 바위에서

소생 발을 잡고 기도하던

'인도 뭄바이 공대생'이란다.




죽을 맛으로 저녁 즈음 호롬보 산장에 왔다.

뭄바이 공대생 가이드가 제랄드에게 나를 가르쳐

' He is melted.'

녹초가 된 걸 저렇게 말하는구나!

.

......


가이드 보스와 제랄드에게 결사적으로 부탁했다.

 관리사무소에 접촉해서

내일 아침 일찍 마란다산장을 거쳐

 출발점 마랑구 게이트까정

 17km의 하산 여정에  특별조처를 부탁, 또 부탁하고

소생 산장 숙소로 돌아와 초조하게 기다렸다.



저녁 늦게

제랄드가 뭔 기침약이라며 현지생즙 한 병을 들고

산장으로 왔다.

 앰불런스 호송 허락을 받았단다.

와 ~!

 



다음 날 아침.

 모든 대원들은 아침 일찍

하산 출발을 하고,

오르는 외국인 트레커들은 모두 키보산장이거나

고산 적응을 위해 제브라 바위로 떠났다.

 텅빈 산장에  홀로 산송장이 되어

 하염없이 제랄드가 오길 기다렸다. 

카메라 시간은 바로 잡아 현지 시간


 


제랄드 부축으로



소생은 사진과 같이

12시 30경

  앰블런스를 탔다.

 

'오우 하느님! 감사, 또 감사합니다.'

학실히 육체는 마음 상태에 영향을 받는구나!

몸이 조금씩 가벼워 지고 식욕이 되살아난다.








아무래도 제복들을 입은 것이

군 앰블런스고, 운전하는 청년도 군인 같았다.

내려가는 앰블런스 차길(?)은 통제하는 비상도로인 것 같았다.

 차는 산악용으로 설계된 특수차량이였다.


여기서 소생의 국적, 나이, 여권등 신상이 적혀 있는

공문서 같은 서류를 내밀더니 확인하고 사인을 하라고 한다.




세상에 이런 호사가!


이 이후는 아무도 경험하지 못할

생생한 VIP 현지 관광이다.



산골마을로 오더니


시장(?)을 들러


장닭을 한 마리 산다(?).


관료의 갑질이 여실하다.

우리도 그랬었다.



야들 오토바이는

우리의 영업용 택시인 것 같았다.

호객하고 흥정하는 것이,,,




오~!

드뎌

출발했던 킬리만자로 국립공원

마랑구게이트다.


 


앰블란스에서 내렸다.

오~ 살아내려왔다.

무사히 살아왔다.


-하쿠나 마타타-





걸어서 6시간을 내려온 대원들과 합류.

 그동안 정들었던스 일리 이하

제랄드를 비롯한  가이드, 포터, 쿠커를과 이별 세레머니.

.....

언제 보고 들어도 이들은 모두 천부적 가수요  댄서다.

 반주없이 쌩으로 부르는 노래지만 감동적입니다.


긴 글과 사진  인내심을 가지고 봐주셔서 증말 고맙습니다.


끝인사 드립니다.   -하쿠나 마타타-







출처 : "산천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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